가끔 생각나는 멜로영화 연애소설과 클래식.


무던히도 혼자 많이 생각했고,


아직도 무언가 떠오르게 하는 그런 영화.



이후에도 많은 멜로 영화와 드라마들을 보았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고


단지 두 영화만 머릿속을 맴돌게 된다.



심지어 건축학개론을 보고 난 이후에도,


두 영화 만큼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 걸 보면


알게모르게 나에게는 정말 인상적인 영화였나보다.



건축학개론이 무언가 추억과 어른, 성장 등 


무언가 시간을 아우르는 감성과 기억의 습작으로 이어지는


30대 무렵의 느낌을 자극하는 그런 영화였다면.



클래식은 아름다운 소년 소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정말 클래식하게 진행되고 이어지는, 클래식과 같은 색의 영화였다고나 할까.



오늘 갑자기 생각난 연애소설은,


이은주에게, 이은주만 생각나는, 이은주를 보다가


같이 먹먹해져버리는 그런 영화였다.



사실 연애소설을 볼 당시,


정말 예쁘다 라고 생각한건 손예진이 었고,


차태현은 그냥 푼수 케릭터였으며,


이은주는 왠지 어른의 느낌이 나는, 단지 그런 여자였다.



처음 연애소설을 보고, 그 감정과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절대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찝찝함이 와닿는 것 같아,


무언가 많이 남아버린 첫 영화였다.


예쁜 손예진을 그냥 예쁜 손예진으로 만들어버린


이은주의 알 수 없는 슬픔과 그 표정, 몸짓 대사, 모든 것들이


이은주라는 배우는 무언가 다르다는걸.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 영화였다.



미술관옆 동물원과 같은 무언가 음.. 그랬었지 하는 영화가 아닌


무언가 남겨버린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잠깐 잠깐 비춰졌던 이은주의 모습에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연애소설에서의 이은주, 경희의 모습이 비춰졌던건


나만의 망상일지도 모른다.



주홍글씨로 그녀의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땐


꼭 봐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왠지 볼 수 없었고


안타깝게도 이제는 작품과 기억속에만 남은 배우가 되어버렸다.



정말 좋은 배우라는게,


결국 자신을 어느정도 해쳐가면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걸,


이은주를 통해 알아버렸고,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는데,


나는 이은주씨와 비슷한 느낌을 가진 연기자였던 장진영씨의


안타까운 작고 소식을 듣고나서,


무언가 비슷한 느낌을 꺼려하게 되버렸다는걸 깨달았다.



...



이후 영화를 보고나서,


무언가 말로 형언하기 힘든 찝찝함을 받게 되면,


그게 감독, 연출진과 연기자들이 무언가를 소모해서


나에게 자국을 남기려했구나.


하는걸 깨닫게 되었고,


그런 영화들이 소위 말하는 좋은 영화라는걸 깨닫게 되었다.



수많은 영화들에 많건 적건 이런 찝찝함들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이런 '생각할 거리'들이 그들이 나를 극에 몰입하게 하고


나도 함께 소모하게 만드는


'그런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



...



어렸을 적엔,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그게 나쁜 말이라고 생각했다.


머리가 좀 자랐을 땐,


모두들 어느정도 정상이 아닌 부분이 있다고 깨닫게 되었고,


지금은 정상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모든 세상의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하는 건 없으며,


설령 홀로 존재한다고 해도,


홀로 살아가는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들은 상호작용하며 지나가고 있으며,


인간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가공하며 살아간다.



제한된 시간안에서 우린 미지를 탐험하는 걸 즐기며


우리는 각자의 굴레 속에서 살아간다.



선이라는 것은 그 누구 하나 희생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나아가기 위한 암묵적인 룰이고,


악이라는 것은 이미 누군가 희생해버린 상황에서


함께 나아갈 수 없는 누군가가 살아가기 위한 룰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정의가 있고, 옳고 그름이 있다고 믿고 있던 나는


이젠 선악조차 나의 작은 경험의 테두리에 집어넣으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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