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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2 영화: 연애소설, 생각
  2. 2018.12.29 Pride, プライド (2004)


가끔 생각나는 멜로영화 연애소설과 클래식.


무던히도 혼자 많이 생각했고,


아직도 무언가 떠오르게 하는 그런 영화.



이후에도 많은 멜로 영화와 드라마들을 보았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고


단지 두 영화만 머릿속을 맴돌게 된다.



심지어 건축학개론을 보고 난 이후에도,


두 영화 만큼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 걸 보면


알게모르게 나에게는 정말 인상적인 영화였나보다.



건축학개론이 무언가 추억과 어른, 성장 등 


무언가 시간을 아우르는 감성과 기억의 습작으로 이어지는


30대 무렵의 느낌을 자극하는 그런 영화였다면.



클래식은 아름다운 소년 소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정말 클래식하게 진행되고 이어지는, 클래식과 같은 색의 영화였다고나 할까.



오늘 갑자기 생각난 연애소설은,


이은주에게, 이은주만 생각나는, 이은주를 보다가


같이 먹먹해져버리는 그런 영화였다.



사실 연애소설을 볼 당시,


정말 예쁘다 라고 생각한건 손예진이 었고,


차태현은 그냥 푼수 케릭터였으며,


이은주는 왠지 어른의 느낌이 나는, 단지 그런 여자였다.



처음 연애소설을 보고, 그 감정과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절대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찝찝함이 와닿는 것 같아,


무언가 많이 남아버린 첫 영화였다.


예쁜 손예진을 그냥 예쁜 손예진으로 만들어버린


이은주의 알 수 없는 슬픔과 그 표정, 몸짓 대사, 모든 것들이


이은주라는 배우는 무언가 다르다는걸.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 영화였다.



미술관옆 동물원과 같은 무언가 음.. 그랬었지 하는 영화가 아닌


무언가 남겨버린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잠깐 잠깐 비춰졌던 이은주의 모습에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연애소설에서의 이은주, 경희의 모습이 비춰졌던건


나만의 망상일지도 모른다.



주홍글씨로 그녀의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땐


꼭 봐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왠지 볼 수 없었고


안타깝게도 이제는 작품과 기억속에만 남은 배우가 되어버렸다.



정말 좋은 배우라는게,


결국 자신을 어느정도 해쳐가면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걸,


이은주를 통해 알아버렸고,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는데,


나는 이은주씨와 비슷한 느낌을 가진 연기자였던 장진영씨의


안타까운 작고 소식을 듣고나서,


무언가 비슷한 느낌을 꺼려하게 되버렸다는걸 깨달았다.



...



이후 영화를 보고나서,


무언가 말로 형언하기 힘든 찝찝함을 받게 되면,


그게 감독, 연출진과 연기자들이 무언가를 소모해서


나에게 자국을 남기려했구나.


하는걸 깨닫게 되었고,


그런 영화들이 소위 말하는 좋은 영화라는걸 깨닫게 되었다.



수많은 영화들에 많건 적건 이런 찝찝함들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이런 '생각할 거리'들이 그들이 나를 극에 몰입하게 하고


나도 함께 소모하게 만드는


'그런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



...



어렸을 적엔,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그게 나쁜 말이라고 생각했다.


머리가 좀 자랐을 땐,


모두들 어느정도 정상이 아닌 부분이 있다고 깨닫게 되었고,


지금은 정상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모든 세상의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하는 건 없으며,


설령 홀로 존재한다고 해도,


홀로 살아가는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들은 상호작용하며 지나가고 있으며,


인간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가공하며 살아간다.



제한된 시간안에서 우린 미지를 탐험하는 걸 즐기며


우리는 각자의 굴레 속에서 살아간다.



선이라는 것은 그 누구 하나 희생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나아가기 위한 암묵적인 룰이고,


악이라는 것은 이미 누군가 희생해버린 상황에서


함께 나아갈 수 없는 누군가가 살아가기 위한 룰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정의가 있고, 옳고 그름이 있다고 믿고 있던 나는


이젠 선악조차 나의 작은 경험의 테두리에 집어넣으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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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プライド (2004)  (0) 2018.12.29
Posted by Die Katze schläft nicht :

[최종화 中...]          


Introduction


최근, 영화 'Bohemina Rhapsody'의 평이 좋다고 해서 (한국), Queen의 노래들이 잘 녹아있는 일드 'プライド' (프라이드)가 생각났다. 일본의 드라마와 영화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기무라 타쿠야 (木村拓哉)를 꽤나 좋아하는 나에게 '프라이드'는 잊지 못하는 드라마들 중 하나 이다. 더불어 요즘 내 머릿속을 맴도는 사랑과 인생과 일과 행복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프라이드'를 접한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매우 감정적으로 우울했던 (depressed) 시기였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 못하는 남자', '슬로우 댄스' 등을 본 기억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대학생의 시절, 좀 더 정확히는 '결혼 못하는 남자'의 한국 버전이 리메이크 된 시기 (2009)년의 한 해 전인 2008년 즈음으로 생각된다. 다시금 그 해를 돌이켜보니, 사적으로 가장 우울했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그 암울했던 지난날에 나에게 처음으로 Queen이라는 키워드를 알게해준,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포스텍의 어떤 선배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사족을 달자면 토플공부를 위해 굿모닝팝스를 듣던 중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 우울했던 대학생의 나에게 'I was born to love you'로 시작하는 드라마 '프라이드'는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 해준 그런 드라마였다.


생소하고 마이너한 스포츠인 아이스 하키를 배경으로, 주인공 '사토나카 하루'가 '무라세 아키' (다케우치 유코, 竹內結子)를 만나며 벌어지는 애정에 관한 드라마이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드라마 답게, 활력 넘치는 사람들과, 하키 플레이 중 빛나는 순간들을 잘 묘사했다고 평하고 싶다. 그럼에도, 스포츠에 치우치지 않고, 마이너 스포츠인 하키 실업팀을 하게된 사람들의 면면과 삶의 태도 그리고 인간관계들을 흥미롭게 잘 그려냈다고 말하고 싶다.



[스냅샷]          



Review


'사토나카 하루'는 '블루 스콜피온'의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전형적인 '스타 플레이어'이다. 동시에 끊임없는 노력과 천부적인 재능으로 팀과 팬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동시에 유년기의 상처를 감추고 있는 연약하고 섬세한 모습을 가진 인물이다. '무라세 아키'는 '기다리는 여자'로 '옛날 여자' ('후루키유키 시대의 여자')로 그려졌지만, 현실과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과의 괴리로 괴로워하고 있는, 현실적인 여자이다. 이러한 상반된 내/외향적인 성격들을 동시에 가진 모순적인 인물들을 보여주어, 인간의 불완전성과 그 갈등을 해소하는 카타르시스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내 내면의 어느 부분과 겹치는 '사토나카 하루'의 모습들을 보며, 지금 나에게 필요한 모습들을 돌아보게 되었고, 동시에 '무라세 아키'와의 애정관계를 바라보며, 동시에 내가 바라는 모순적인 부분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요즘과는 조금 떨어진 듯한 모습의 '전형적인 여자'의 '무라세 아키'에게서 느끼는 매력이 '하야마 미나미', (롱베케이션, 1996)에게서 느끼는 그것과 전혀 상반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나에게 똑같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내가 그리는 이상 그 자체도 모순되었기 때문일까?


여러가지 사건들로 인해 갈등의 고조와 해소가 반복되고, 결국 둘의 관계가 이어짐으로 드라마는 결말을 맺게 되지만, 나는 드라마속 많은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전형적인 일본드라마의 모습'이 잔잔한 여운과 조연 케릭터들을 동시에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하루(봄), 아키(가을) 그리고 옛 연인인 '나츠(여름)가와 케이스케,夏川啓介'의 이름들을 보면, 본디 여름과 가을은 가까웠지만, 추운 겨울(배경)이 지나고 결국 봄을 맞이하며 끝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설정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밖에 많은 케릭터들의 설정과 인물의 배경 등 소소한 디테일들이 각 에피소드의 사건과 잘 맞물려 11화 각 40여분에 달하는 분량이 매우 짧게 느껴질 정도로 전체적으로 흥미진진하였다.


전반적으로 Queen의 음악들을 들려주고 있지만, 각 상황별 인물별 테마음악들이 상황과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 감정의 몰입을 극대화 하고 있으며, 각 연기자들의 높은 수준의 연기와 외모가 매우 아름다운 미장센을 연출해내고 있다. 각 인물들의 짧은 대사와 표정 하나하나 세세한 부분과 카메라 연출 모두 유기적으로 잘 짜여지고 구성되어, 시간상 건너뛰는 부분이 많음에도 어색함을 느끼지 않고 볼 수 있다.


이 드라마를 보고 '사토나카 하루'와 '무라세 아키'를 매우 좋아하게 되었음을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잡설1. '사토나카 하루'의 집에서 아일랜드형 키친의 모습을 보고 2004년의 시간과 아직도 값이 비싼 아일랜드형 키친에 절망했다.

잡설2. 2004년에도 샤기컷st을 보여주고 있는 김탁후형의 꿋꿋함이 멋지다고 생각된다. (롱베케이션부터~) 도데체 언제부터?

잡설3. 다케우치 유코씨의 작은 상황에서 대사없는 표정과 눈빛 연기는 정말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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